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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ME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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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희는 오랜 시간을 거쳐 몸에 자리한 편두통과 만성적 통증이라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질병을 통해 몸을 낯설게 바라보며 자아와 몸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오랜 질병의 시간은 몸을 통제 불가능한 존재로 인식하게 했고, 그 과정에서 몸은 자아의 일부임과 동시에 사회적 ‘정상성’을 흔드는 타자적 존재로 드러난다.
이러한 감각은 먼저 신체 내부의 경험을 들여다보는 ‘내면의 몸’으로 나타난다. 질병을 통과하는 몸이 지닌 감각을 시각 언어로 변환하며, 고정된 신체 개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몸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은 질병과 통증으로 인한 변형을 새로운 생명적 움직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작업 속 ‘그저 존재하는 몸’은 규율화된 신체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스로 작동하는 주체로서의 신체이다.
이후 몸은 고정된 형태를 벗어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유동의 몸’으로 확장된다. 이는 질병의 몸이자 여성의 몸, 그리고 질병을 통과하는 여성의 몸이라는 교차성 안에서 발생하는 감각으로 타자 혹은 식물, 동물과 같은 비정형의 생명체와 유기적으로 공명하는 과정이다. 작업 속 신체는 이들과 얽히며 결합과 분리를 반복하고, 이러한 접촉을 통해 서로 감응한다. 이는 고립된 개인의 고통을 넘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연대의 감각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몸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바탕으로 신체는 새로운 생명체의 외피로 이주하는 ‘초월의 몸’으로 이행한다. 인위적인 형광색과 과장된 눈망울, 만화적 표현은 질병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대신 화면의 표면 아래 은폐하는 장치로 작동하며, 외부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질병의 속성을 형상화한다. 회화적 물성과 이질적인 오브제의 결합은 신체의 경계를 흐리며 또 다른 장소로의 전이를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몸이라는 떠날 수 없는 절대적인 장소를 넘어, 또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